Long Play 부루의 뜨락 1998-12-20

부루의 뜨락고전음악을 듣기 시작한 건 그리오래되지 않았다. 하숙방에 턴테이블을 가져왔고, 있던 몇장의 엘피를 들었다. 가끔씩 틱틱거리는 잡음, 중간중간 판을 뒤집어야하는 수고스러움, 사람냄새 물씬 풍기는 풍부한 음색... 왠지 쇳소리 같고, 버튼한번 누르면 무한반복되는 씨디에 비할 바 아니었다. 첨 씨디가 나올 때만해도 가격도 서너배 비쌌을 뿐더러, 당시 주 매체인 엘피가 쉽사리 사라지지 않을 것처럼 보였지만 씨디의 편의성, 깨끗한 음색을 감당하긴 어려웠나보다. 그래도 씨디보단 몇배나 크고 멋진(있어보이는;) 자켓, 묵직한 느낌, 거기에 판 닦을때의 도닦는 기분까지 더해져 아마 엘피를 버리긴 어려울 것 같다.

한때 엘피구하러다니다 우연히 발견한 곳 중에 명동에 있는 '부루의 뜨락'이라는 곳이 있다. 들어서면 조그마한 일반레코드가게다. 씨디와 테입이 진열되어 있는 곳을 지나 끝까지 들어가면 윗층으로 올라가는 작은 계단이 보인다. 2층엔 클래식 중고 씨디를 판다. 그리고 다시 이어지는 좁다란 계단 중간에 3층이 있고(여긴 주로 희귀엘피를 판다. 비틀즈 초판같은 거... 내가 갈 일은 없다. 값이 쫌 한다) 다시 4층으로 오르면 여기가 바로 나의 목적지다. (영화 '접속'에도 나왔다)

재즈, 락, 클래식, 흘러간 가요, 원판, 라이센스 가릴 것없이 선반마다 빼곡하며 특히 라이센스판이 싸서 좋고(번스타인의 베토벤 교향곡 전집[엘피8장]을 2만얼마에 샀다. 하드케이스도 열라 있어보인다.--;),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건 턴테이블, 축음기, 골동품같은 게 놓여있는 창고같기도한 곳에서(주인도 4층엔 잘 안 올라온다) 맘껏 음반을 틀어보며 또 담배피며 (재떨이완비) 구경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음... 광고글아님-.-;;;

Reposted on: 2001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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